[여의도풍향계] 불붙은 토론배틀…"서울·부산시장 나야 나"
[앵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45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대면 유세가 어려워지면서 여야 후보들은 TV토론에 특히나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선 한주 내내 치열했던 후보들의 '토론 배틀'을 박초롱 기자가 돌아봅니다.
[기자]
'매운맛'은 야권 후보와 겨루는 본선 무대에서 보여주려는 걸까요?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TV토론은 현안에 대해 답하고, 서로의 공약을 검증하는 '모범생 토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나, 동생하며 훈훈한 '남매 모드'였던 박영선, 우상호 서울시장 후보.
첫 TV토론을 앞두고 '동생' 우 후보가 본격적으로 검증을 시작하겠다며 '경쟁 모드'를 선언하며 기대를 모았죠.
"21분 콤팩트 시티라는 공약을 내 거셨는데, 서울은 25개 구청이 있는데 21개 다핵도시를 만든다고 하니 25개 구청과 충돌, 마찰이 있을 수 있다…서울시 대전환이 될지 대혼란이 될지…"
"강변에 고층아파트를, 거의 70km 정도 되죠? 거기를 다 덮어서 집을 짓겠다는 말씀을 하시면서…저는 이 공약을 상상하면 약간 질식할 것 같은 서울? 이런 느낌이 듭니다."
주거니 받거니, 공방을 벌였지만 개인사나 야당 후보에 대한 공격은 없었습니다.
2차 토론에선 공약의 세세한 내용까지 파고들며 집요한 '디테일 경쟁'을 펼쳤습니다.
"(수직정원에) 나무가 5,000그루면요. 가을에 낙엽 떨어진 것 치우느라 건물이 난리가 날 것이다…"
"(코로나로) 가장 피해를 입은 쪽이 노래방, PC방 아니겠어요? 그런 데는 (박 후보 공약인) 구독경제 대상이 될 수 없죠?"
"여기도 할 수 있습니다."
"PC방도? 달로 끊어서 합니까? 부모들이 걱정 많겠네요."
네거티브가 없는 것은 좋지만, 다소 밋밋하다는 평이 다수입니다.
매운맛이 건강에 좋기만 한 건 아니지만 당길 때가 있죠.
그 맛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세 후보가 경쟁하는 부산시장 후보 토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선두를 달리는 김영춘 후보에 대한 후발 주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지만 '원팀' 기조는 유지했습니다.
"시민들이 이렇게 애써온 가덕 신공항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하시고 호를 '가덕'으로 지으면서 '메이드 바이' 김영춘으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
"법이 통과 된다고 하더라도 갈길이 너무너무 멉니다. 중앙당에다가 '가덕도 신공항 특별위를 만들어주십시오'하고 부탁을 드렸고요."
세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들 비판에 열을 올렸습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공약인) 어반루프 관련해서는 허황된 공약으로 봅니다…국민의힘, 이 정권이 20년 넘게 집권하면서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남은 토론에서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제대로 건드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TV토론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 민주당보다 고심한 흔적이 깊습니다.
미국 대선후보 TV토론 방식인 1 대 1 스탠딩 토론을 도입했고, 토론이 끝나면 바로 1천 명의 평가단이 점수를 매겨 승자를 결정합니다.
드레스코드와 사회자 질문이 없는 것도 기존 경선 토론에선 찾아볼 수 없는 파격입니다.
스웨터·터틀넥을 입고 프레젠테이션 마이크를 찬 후보들, 편안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서울·부산시장 각각 4명의 후보가 세 차례에 걸쳐 '맞수토론'을 하면서 집중도와 긴장감이 높아진 건 합격점입니다.
"(오신환 후보의 청년수당 공약에 들어가는) 3조5천억 원의 재원을 2년 동안 어떻게 마련시하겠냐는 말씀입니다."
"(나경원 후보의 소상공인 대출 지원 공약인) "'숨트론' 재원을 6조 원을 마련하신다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마련하실 거예요?"
그런데 이런 토론 방식, 지역 현안에 대한 치열한 공방보다는 서로의 과거를 들춰내 공격하는 네거티브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박형준 후보 전 보좌관이) '바다이야기' 유사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실형을 사셨는데, 그분이 지금 박 후보의 캠프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언주 후보도 민주당에서 의원 두 번 하셨잖아요.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셨잖아요."
"앞장은 아니지만, 탄핵에 찬성은 했죠."
같은 당 후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난타전이 펼쳐졌는데, 토론 말미에 사과하는 촌극까지 빚었습니다.
"오늘 참 죄송합니다. 지역 현안을 갖고 토론을 해야 하는데 결국 인신공격의 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과거 인연에 따라 토론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했는데,
서울시장-부시장으로 함께 일했던 오세훈-조은희 두 후보는 '원팀'이 돼 박영선 후보 검증에 나섰습니다.
"(서초구에서 시작한) 횡단보도 그늘막이 전 서울시에 다 퍼졌는데, 위민행정의 극치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칭찬해드리고 싶었고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한데, 우리 토론회가 되게 재미없다고 느낄 것 같아요."
"(박영선 후보의 '21분 다핵도시' 공약은) 21세기니까 21, 2021년에 선거가 있으니까 21 (이라고 하는데)…수직 정원? 그것도 SF 만화 같아요."
"(박영선 후보가 21분 다핵도시) 중심부마다 수직 정원을 만든다는 말씀을 듣고 아 정말 기가 막혔는데요"
토론을 지켜본 평가단의 선택이 '실력'보다는 '인...